사촌지간에 거의 친형제처럼 지내는 관계로, 친형제는 남동생 하나지만 위로 형과 누나 둘이 있어 나의 서열은 밑에서 두 번째...암튼 그렇게 5명의 형제들은 매년 크리스마스에 모인다. 고모부와 고모도 오시고~ 그리고 다른 가족에 비하면 엄청난 식성을 자랑하는 가풍(?)과 그에 맞춰 맛있게 해 주는 걸 좋아하는 멋진 두 누님 덕에 이번 크리스마스도 맛있게~
난 알바덕에 좀 늦은 관계로 소갈비를 놓쳤지만...-_-;;
그래도 이게 돼지 껍질인지, 맛있는 젤리인지 구분할 수 없는 (비유가 이상한가?ㅋㅋ) 족발과, 내 손으로 직접 머리껍질을 벗기고 몸통 껍질을 뜯어낸...-_-;; 대하튀김, 매운 것 정도는 가볍게 무시하고 청양고추와 마늘에 초고추장 드레싱을 곁들인 석화굴까지. (닭튀김만 있었으면 육해공 셋트.)
그리고 사진으로 찍어오진 못 했지만 밥 한 공기쯤 가볍게 해치워주는 쭈꾸미에, 이게 품고 있는 것이 과즙인지, 설탕물인지 구분할 수 없는 귤과, 누나들의 잔치음식에 빠지지 않는 사과+딸기+단감+옥수수+마요네즈 사라다까지. (샐러드, 아니죠~ 이건, 사라다~ㅋㅋ)
그리고 식전/식후로 형제들이 열심히 맞춰서 결국 끝을 본 1000조각 퍼즐. 맞출 때는 이게 잘못 만들어진 건 아닌지 의심도 했지만, 결국 제품은 정상인 것으로 판명.ㅋㅋㅋ 이거, 맞추고 있을 때는 시간 가는 줄 모르겠더라는 악마의 장난감... 조각 찾을 땐 몰랐는데, 다 맞추고 보니까, 이거 은근히 멋지네.
야간이벤트로는 역시 고스톱. 난 판돈 4000원으로 덤볐다가 빚지고 물러났고...-_-;; 남은 3명이서 만원씩 걸고 내가 미션 정하는 걸로 바꿨는데, 이게 대박.ㅋㅋㅋㅋㅋ 첫 패에 미션 패를 먹은 사람은 반드시 박을 쓰고 끝난다는 저주의 판돈 3만원.ㅋㅋㅋㅋ 우근이가 멋지게 칠자 먹고 끝.ㅋ
세상 사는 것이 다 내 뜻대로 이루어진다면 바랄게 없지만, 또 그렇지 않아서 재미있는 게 또 삶이란 말이지. 성인군자처럼, 이 시대의 선비로서 살아가자 라고 생각한 때가 있었지만, 주변의 유혹…보다는 스스로의 탐욕 때문에 화내고 슬퍼하고 좌절했던 기억이 많았던 것 또한 내가 사람으로서 삶을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즐거운 기억으로 치부할 수 있는 거라고 스스로 암시를 걸어본다.
최근에는 남…이라고 하기는 좀 그렇지만 아무튼 심적으로 도움을 받고 있기에 전과는 좀 많이 달라졌다는 걸 느끼고 있다. 예전 같으면 별 일 아닌데도 화가 나서 꽁하거나 툭툭 튀어나가던 말이 한 번은 걸러져서 풀어지거나 순화되는 걸 느낀다. 성인 군자가 별건가, 내키는 대로 행동해도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종심(從心)의 경지가 바로 그것이지.
그렇다고 내 나이 70이란 소리는 아니고…그렇게 살자고…=_=;;
이 쯤에서 생각난 김에 논어 위정편을 다시 볼까.
吾十有五而志于學 三十而立 四十而不惑 五十而知天命 六十而耳順 七十而從心所慾不踰矩
나는 열 다섯 살 때 학문에 뜻을 두었고, 서른 살이 되어서 학문의 기초가 확립되었으며, 마흔 살 때는 판단에 미혹됨이 없었고, 쉰 살에는 천명(天命)을 알았다. 예순 살이 되어서는 귀로 들으면 그 뜻을 알았고, 일흔 살이 되어서는 마음이 하고자 하는 대로하여도 법도를 벗어나지 않았다
시리얼 번호를 구하기 위해 돌아다니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 실행해봤을 keygen. 그런데 대부분의 keygen 프로그램에서는 이상한 배경음이 흘러나온다. 처음에는 '이게 뭐야?' 하던 사람도 잠깐 사이에 그 중독성 있는 멜로디를 듣고 있음을 발견할 것이다. 맘에 드는 경우 그 노래를 듣기 위해서 keygen 프로그램을 실행시킬 경우도 있고...
나도 그게 좋아서 길어야 1~2분짜리 키젠음악들을 모아놓고 듣는다. 맘에드는 경우 계속 리플레이... 뭔가 하고 있을 때 괜찮은 듯. 더 많은 곡이 듣고 싶다면 www.keygenmusic.net 으로.
오랫만의 겨울 나들이. 충분히 바쁜 나날임에도 불구하고 약간의 무리를 하면서까지 코에 바람 좀 넣고 왔다. 결코 후회되지 않는 1박2일. 처음에 17.5기 여행으로 얘기가 나온건데, 중간에 신종플루의 습격을 받은 일이 있어 미뤄져 어제 오늘로 갔다왔다. 다만 동열이형이야 출장중이라서 못 오는 건 알고 있었다 치더라도, 홍빈이형, 상은이, 정대가 못 가는 걸 그 날 알게 된건 충격.=_=;; 즐거운 자리를 함께 할 수 있는 사람들이었는데.
암튼,
첫 날 가평에 있는 펜션에서 음주가무와 여러 음식을 즐기고, 둘째 날 생전 처음으로 남이섬에 들어가보았다. 때마침 전 날 눈이 적절히 내려주고 일요일에는 깨끗하다 못 해 눈이 시린 모습을 보여준 하늘에게 감사하자.
여러 사건이 있었지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중에 공개해도 무리가 없을 사진 몇 개로 그 날을 떠올려보자.
차마 인터넷을 통해 공개할 수 없는 사진들도 있으나, 그건 영원히 내 하드디스크 안에서 잠들 예정...연욱이형, Belive me.ㅋㅋㅋㅋㅋㅋㅋ
큰 아들은 북쪽의 서울에서, 작은 아들은 남쪽의 전주에서 생활하다 보니 대전에 계신 어머니께서 이따금 반찬을 해서 자식들에게 보내주신다. 두 형제가 입맛이 다르니 거기에 맞춰 싸주시는 수고로움이 어찌 감사하지 않으랴. 나에게는 고구마조림, 파김치, 뱅어포, 갓김치 등이 입맛에 맞는데, 동생은 어떠할지 모르겠다.
엊그저께에도 택배로 보내주신 반찬을 같이 생활하는 사람이 받아주어 냉장고에 넣어놨고, 오늘 반찬통에 넣어둘 생각으로 뜯었다. 근데, 평소처럼 양념의 검붉은 색이나 백김치의 희여멀건한 국물이 보이는 건 같았는데, 어울리지 않게 노란색이 들어있었다.
이것은!!!
국화꽃이 아닌가!!!
고등학교 때 녹차 티백을 PET 병 뚜껑에 고정하여 하루동안 놓아두면 1.5리터 들이 한 통이 적당히 맑은 녹차로 만들어져서 간간이 먹곤 했다. 한 두어달 전 부터는 책상에 찻주전자 하나를 두고 차를 마시고도 있는데, 茶道에 정통하다거나 대령 숙수의 미각을 가졌다거나 신의 후각을 가진 것이 아닌지라 주변에서 구하기 쉬운 차로 마시고 있다. 그 중에서 '이우성 차트'의 1순위를 차지하는 것이 국화차이다. 티백에 담긴 일반 차라든지, 커피등은 너무 진하기에 컵 하나에 필요한 양을 나는 찻주전자 하나에 사용하고 있다. 뭐, 그거야 2순위의 이유이긴 하다.
국화를 제일로 치는 것은 그 향이 가을을 쏙 빼닮았기 때문이다. 바람결에 국화향이 코 끝을 스치기라도 하면 하루가 그토록 아름다울 수 없다. 수풀의 냄새인가 하면 스스로의 향을 잃지 않고 있음을 알려온다. 흔하디 흔한 향인 것 같으면서도 자신만의 향을 간직한 품이 선비의 꽃이라 할 만 하다. 그 색 또한 아름다우면서도 튀지 않아 황금의 빛깔을 닮아 있으면서도 주변과 어우러질 수 있는 색을 하고 있다. 그 뿐이랴. 꽃잎만 남아 말라가면서도 풍성한 모습을 잃지 않으며 그 향은 살아있을 때의 진함과는 다르게 은은함으로 바뀌어 가는 것은, 꽃 한 송이가 사람됨이란 어떤 것인지를 가르쳐주는 최상의 경지가 아닐까 한다.
아무튼, 이렇게 해서 책상위의 즐거움이 하나 더 늘었다. 그저, 큰 아들의 취향을 기억하시고 챙겨주신 어머니께 감사할 따름이다. 꽃차를 제대로 마시는 법을 찾아봐야겠다.
뭐, 이런거 보면 할인은 하더래도 지들 먹을 거는 잘 숨겨서 안 놓치는거 같긴 하지만...
28일 아이폰을 내놓을 KT는 월 4만5000원짜리 'i-라이트(무료통화 200분,문자 200건,데이터 통화 500MB 무료 제공)' 상품에 가입하면 출고가 81만4000원인 신형 3세대 아이폰(16GB)을 26만4000원(월 휴대폰 할부금 1만1000원)에 예약 판매하고 있다. 가입자에게 주는 보조금만 55만원이다. 기본료 9만5000원인 i-프리미엄에 가입하면 81만4000원의 보조금을 받아 16GB 용량의 아이폰을 공짜로 살 수 있다.
- 한국경제, 김태훈 기자
헐, 스마트폰 하나 마련하자고 기본료만 10여만원짜리 요금제를 쓰겠냐고. 지금도 기본료 포함 전체 청구비용이 3만원 조금 넘는데. 너무 안 쓰는건가...
그리고 오프라인 전시회. 삼성 딜라이트 홀에서 이틀간의 전시를 진행하였다. 첫째날에 내가 수업이 있어 오후에 근범이랑 교대. 둘째날은 근범이가 일이 있어 내가 진행.
아침에 셋팅하러 가는 중.
부스 셋팅하고 곧바로 한 장.
현장 엔지니어들.ㅋㅋㅋㅋ 터치 스크린 감도가 좋지 않아 프로그램 수정 중이었다.
수원멤의 쿼드로터.
김병주 운영자의 테스트.
분노의 물수제비.
건너편의 탱크.(부산멤이었나?) 우지 경기관단총을 마구 발사하는 시연이 있었다.
원호가 도착하고 한 장. 작품의 위치, 배경색 등, 관람객의 시선을 확 잡아끄는 위력을 발휘했다.
VIP 관람 직전. 평소 옷 입는 습관대로 남방을 바지 안으로 넣었으나, 밖으로 빼는걸로 통일.
재철이.
한비네 팀. 바로 옆의 강남멤은 같은 서비스의 지하철 버전. 몰랐는데, 생각대로T 광고에도 나오고, 앱스토어 판매로 4000만원 가까이 수익을 올렸단다.=_=;; 더울 놀라웠던 건 베이비폰...-_-;;;; 하루 코딩해서 6000만원 벌 수도 있구나...
신기하게 보였던 작품. 상용화하기에는 좀 그렇지만, 아이디어는 괜찮았다.
VIP들이 우수작품으로 선정했던 작품. 대전멤사람들이었나, 그랬는데, 암튼 연구소쪽에서 온 관람객들은 모두 한 번씩 보고 관심을 가졌다.
3x3 큐빅을 맞춰주는 로봇.
이것 또한 VIP들의 우수작품 선정작. 특허출원 및 사업부에서의 상용화까지 VIP중의 한 사람이 밀어주겠다고 하고 둘째날 따로 와서 이것 저것 물어보고 간 작품이다. 구현은 어렵지 않았다는데, 아이디어가 돋보인 작품.
이상민운영자와 한비.
한비 독사진전.
대전 운영자. 머리는 희끗희끗한데 비해 피부는 나름 동안피부.
설명을 듣는 사람들.
한비와 나의 해석에 의하면, 괴기 다람쥐, 광우병 사자, 목이 부러진 기린이 즐겁게 뛰어놀던 전광판.
장석이형의 부장님 포스.
장석이형 독사진전.
장석이형과 영화는 무슨 결혼식 갔다왔다고 했다.
장석이형의 한 마디. "우성아, 영화 옷 이쁘지 않냐?" 그래서 내가 대답했다. "장석이형, 완전 팔불출이십니다.ㅋㅋㅋㅋㅋ"
전시 부스 뒤쪽은 물이 흐르고 있었다. 위에서 살살 흘러내리게 하는, 속임수의 결정체.
전시회 끝나갈 때 쯤 현미도 와서 구경.
조명빨 지대. 나의 좋지 않은 피부를 완벽하게 가려주는구나.
지훈, 어디 보니.ㅋ
현미와 함께 온 정대. 동진이와 선림이, 재철이 덕분에 밥도 먹고 화장실도 갈 수 있었다. 중간 중간 부스 담당해줘서 고마운 아이들.
한비 독사진전.
이제 막 정리를 시작할 때의 사진.
전시회 준비는 줄창 해대고 실제로 본 적은 없는데, 마침 근범이가 링크를 걸어놨길래 들어가봤다.
그런데 조회수가 다른 프로젝트는 많아야 500대인데 우리 과제는 9000대...=_=;;;
헐, 이게 뭔가. 거의 조작 수준이 아닌가...라고 생각했는데, 보니 전시회 페이지 포탈에 올라와있었다. 사람들이 전시회 페이지 들르자마자 일단 그것부터 보게 되서 그런가, 암튼 엄청난 조회수.
그런데 멤으로 돌아와서 블로그를 쓰기위해 다시 보니 700대로 조정되어 있었다. 뭔가 오류가 있었나?
조만간 오프라인 전시회도 하는데, 얼마나 많은 사람이 올 지 모르겠다. 난 그저 학교를 마치고 갈 뿐...
삼성 소프트웨어 멤버십 공개 세미나. 장소는 이전 글에서 홍보 포스터를 올린 것처럼, 삼성 딜라이트홀. (이름 참...=_=;;) 시간은 늦은 7시여서 참석하는데 그닥 무리는 없었다.
설명회 때와 99.9% 같은 내용의 소개를 마치고...
먼저 발표했던 강남멤버십 16기. 석사과정이라는데, BCI(Brain Computer Interface)에 관련한 주제로 설명을 했다. 재밌는 영상들도 몇가지 있었다. 원숭이가 로봇 팔을 생각만으로 움직여서 마시멜로를 먹는다든지... 근데 막판에는 고개를 옆으로 90도 꺾고 졸았다는거.ㅋㅋㅋ
드디어 근범이 세션. 신났구나.ㅋㅋㅋ 몇 개월 만에 수염도 깎고 머리도 깎고, 깔끔해졌는데?ㅋㅋㅋ
발표는 대략 9시에 시작해서 10시까지...
술 마신 다음 날 순대국밥. 뜨끈한 기운이 감도는 국물을 후후 불어가며 떠 먹고, 짭쪼름한 새우젓을 두툼한 돼지고기 위에 얹어 부추무침과 함께 씹어 삼키면 전날의 취기는 날아가고 알콜에 잠시 기절했던 소화기능까지 돌아온다. 송골송골 돋아나는 땀방울은 마치 시원하게 사우나를 하고 난 느낌을 가져다 주면서 전 날 아무리 퍼마셔도 다시 원래의 생활로 돌아가게 해준다.
그래서 맛있는 순대국밥집 하나 알고 있는 것은 필수라고 할 수 있는데, 내게 있어 그런 곳이 [신의주 손 찹쌀순대] 집이다.
이 집의 메뉴는 순대국밥, 순대국밥 특, 순대국밥 정식, 술국, 그 외 몇 가지가 있는데, 그 중 순대국밥 특 으로 주문을 하면 아주 푸짐하게 나온다. 게다가 기본인 국물은 걸직하니 알콜에 놀란 속을 제대로 다스려준다. 탱탱한 찹쌀 순대는 국물속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막 잘라서 먹는 느낌이고, 두툼한 돼지고기는 고소하기까지 하다. 다대기와 깻가루를 뚝배기 안에 넣어가지고 나오는 다른 순대국밥집과는 다르게 뽀얀 국물로만 나오기 때문에 주로 국물은 그 자체로 먹는 내게는 아주 좋은 해장국이다.
그 순대국밥집이 10월동안 내부공사를 한다고 뚝딱뚝딱 하더니 [홍반장 신의주 찹쌀순대]로 간판도 바뀌었다. 그 동안 가보려 했지만 마땅한 시간이 나질 않아 미루다가 어제 술 마신 김에 가게 되었다.
그. 런. 데.
이게 뭔가. 맛 없어졌다. 눈으로 보기에도 예전의 걸직함은 사라진 말 그대로 '돼지 우린 물'에다가, 그런 국물에도 어울리지 않는 깻가루며, 고기는 두툼한 맛이 없어져 입안에서 날라다니며, 맛없는 국밥을 억지로 맛을 내려는지 불쾌감만 더해주는 다대기까지.
다 먹고서 계산을 하며 물어봤다. 주인이 바뀌었냐고. 맛있게 먹었냐고 물어보는 새 주인은 예전 주인은 다른데로 갔다며 자기네도 손으로 순대를 만든다며 맛있을 거라 한다. 그 앞에 대고 차마 맛이 바뀌었다고 할 수 없어 그냥 나올 수 밖에 없었다. 마치 시장통에 찜해두었던 맛있는 식당이 그저 그런 터미널 음식점으로 변해버린 느낌이다.
좋은 해장국집, 나에게는 타지 생활을 하며 영양보충하기에 딱 좋았던 그런 집이 하나 사라졌다.-_-;;
쇼핑몰을 돌아다니면서 구경하고 입어보는 것은 좋아하지만, 돈을 주고 사고 싶다, 내 것으로 하고 싶다, 라는 것과는 다르다. 그래서 내 옷은 대부분 동생이나 누나가 골라주거나 동생이 입던 옷이다. 고등학교때까지야 교복 시절이고, 가장 중요한 사실은 그 땐 내가 동생보다 키가 컸으니까 내 동생이 교복을 물려입었는데, 요 녀석 키가 부쩍 커버리더니 대학교 때부터는 역전되었다. 게다가 내 동생은 옷에 대해서는 좀 민감하기에 봐서 동생이 안 입는다 싶으면 내가 입는다.
매형도 옷 입는 취향이 남달라서 정장틱한 옷을 즐겨 입으시는데, 내가 입는 옷을 보면 일단 SCREAM!!!을 외쳐주신다. 하지만 어쩌랴, '옷이란, 가릴데 가리고, 여름에 시원하고, 겨울에 따뜻하면 된다.'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나에게는 쇠귀에 경읽기다. 예전에 학원강사 시절에는 누나가 강제적으로 코디를 해줘서 입고 다녔는데, 사실 지금 가지고 있는 옷 중에 괜찮다 싶은 옷은 다 그 때 옷들이다.
그런데 그런 나도 신발만큼은 좀 까다롭다. 한 번 맘에 든 신발은 가죽에 구멍이 뚫릴 때까지 신고, 옷 골라야 할 때와는 다르게 이삼만원짜리 신발은 쳐다보지도 않는다. 사람은 땅을 딛고 살아가기 때문에 그 땅과 마주하는 신발만큼은 무조건 최고여야 한다...뭐 약간의 과장이 포함되긴 했지만, 암튼 그런 나름의 기준이 있다. 때문에 맘에 드는 신발이 있으면 머릿속에 한 구석 차지하는데...맘에 들긴 하지만 도저히 살 수 없는 신발이 있다.
바로 어그부츠.
내가 보는 어그의 기준이 몇가지 있다. 산타할아버지 신발처럼 목이 좀 길어야 한다. 종아리 반 조금 더 올라오는 정도면 굿. 그리고 정말로 동물 가죽을 뒤집은 것처럼 털이 북실북실해야 한다. 현대인으로서 돌바닥 위를 걸어야 하는 숙명을 지니고 있으므로 밑창이 있는 것까진 감수하겠지만, 발바닥 쪽에도 털이 북실북실해야 한다.ㅋㅋㅋㅋ 뒤꿈치에 날개 모형만 달아주면 날아갈 것 같은 그런 어그부츠. 이누이트의 이글루에서도 발가락이 따뜻할 것만 같은 그런 어그부츠...
문제는 170이 조금 넘는 내 키에 그런 어그를 신으면 리얼호빗이 되어버린단 점.-_-;; 게다가 사실 나는 그닥 크게 신경쓰진 않는데 '어그는 대부분 여자나 아이들, 혹은 간지가 흘러넘쳐 주변을 물들이는 자의 신발'이라는 인식에서 아주 자유롭다고는 할 수 없기 때문에 wishlist에만 들어있고 장바구니로는 못 들어가는 아이템이다.
ultimate edition 이 최상위 라인업이긴 하지만, 이건 학생 프로모션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 대신 professional edition 까지는 가능한데, 이걸 그냥 사려면 359,000원인데...이걸 대학생에게는 39,900원에 팔고 있다! 앞뒤 볼 거 없이 구매.
그런데 다운로드 방식의 경우에 iso 파일로 제공하는 것이 아니더라. DVD Writer가 없는 관계로 USB를 이용해서 설치해야겠는데, 일단 iso는 만들어야 된다더라.
그래서 방법을 찾아보니 다음과 같은 안내가 있었음.
먼저 다운로드 받은 win7의 exe 파일을 실행하면 expandedSetup 폴더가 생기는데, 이걸 C:\ 로 옮겨주자.
-- Windows 7 Professional이 39,900원이면, 거의 88%할인. 오피스 55,500원에 파는거, 아직도 하네? 거의 90% 할인. 한컴에서도 한컴오피스2007을 단돈 39,600원에 판매중. 거의 85% 할인. 한컴 오피스 2008 리눅스용은 할인 아니어도 66,000원. V3도 요새 15% 세일 중이라서 3만원도 안 되는 가격. 재계약의 경우에는 더 싸다. Windows7, MS Office 2007 Ultimate은 대학생만 누릴 수 있는 혜택이지만 나머지는 일반인도 해당되는 사항이니, 정품 사다 씁시다~ 난 오피스랑 한글은 다음달에 사겠어요.(-_-;;)
해서 보게 된 프로, '인간극장 - 행복한 하이킥 : 김장훈'. 이미 예전에 방송되었던 프로지만 RealTV에서 재방송하는게 딱 걸린거다. 처음에는 쇼파에 누워서 그냥 보고 있었다. 마침 태안 봉사활동에 사람들 모아 가는 장면이 나오길래,
'그래, 나도 저기 갔었지.'
하며 흐뭇하게 보고 있었던것이, 자세를 바르게 하고 집중하게 되었다. 기부를 많이 하고, 주변사람들이 행복해 하는 데서 자신도 행복을 느낀다는, 그런 뻔하디 뻔한, 그야말로 '인간극장스런' 장면에서가 아니라, 공황증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는 장면에서다. 어둠 속에서 잠을 이루지 못하고 계속해서 불안해 하는 김장훈의 모습을 보면서 거짓말 살짝 보태 나를 거울로 보는 듯 했다. 무엇이 당신을 그렇게 만들었나요. 당신을 그 고통을 잊기 위해 어떻게 살고 있나요. 이런 질문을 손에 붙들고 5화까지 내리 자리에 앉아서 보게 되었다.
사실 기부하는 모습, 김제동의 김장훈에 대한 평가, 독일에서 신학박사가 되어 돌아온 소망의 집 청년, 이런 모습에는 별 감흥이 없었다. 오히려 호의적으로 바라보지 않았다면 자신의 행복이라는 대가를 바라고 한 행동으로 생각되어질 뻔도 했다. 마침 얼마 전에 지하철에서 본 짧은 글이 죽음에 이를 때 가장 천국으로 가기 힘든 사람이 대가를 바라고 선행을 베푸는 사람이라는 내용이었고 그 내용이 아직 기억에 남아있었기에 그저 좋은 모습으로 비춰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공황증으로 고통받으면서도 남의 행복을 위해 발로 뛰는 모습, 그리고 내게는 단순한 생각으로 보여지긴 했지만 '아이들이 행복해야 한다 -> 나 혼자서는 많이 도와줄 수 없다 -> 나라에서 도와줘야 한다. -> 그러려면 나라가 부강해야 한다. -> 나라가 부국강병을 이루기 위해서는 과학기술이 발전해야 한다. -> 그래서 나는 카이스트에 기부를 한다.' 라는 장면에서는, 가감없이 '딴따라도 저렇게 생각하는데, 난 뭐하고 있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앉아있을 수 없어 자리에 내려와 책상 정리를 했다. 모든 일의 시작을 위하여. 그리고 김장훈을 생각하며 키보드를 두들긴다. 김장훈씨. 당신의 방식이 나쁜게 아니군요. 그 마음은 전염되듯이 퍼져나간다는 나레이터의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행복해집시다. 대가라고 생각하지 말고, 그저 행복을 위해 삽시다.
--#1 사실 내가 김장훈이라고 하기엔 나이차가...-_-;;
--#2 3화 시작이었나, 4화 시작이었나. 김장훈이 '아, 나는 결혼 못하겠구나,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라는 말을 하는데, 그 앞뒤 대사를 듣고 그 모습을 보는 내가 울컥했다. 참, 내 나이의 배는 아닐지라도, 참 여리다.
2007년 여름. 멤버십 정회원이 되다. 2007년 겨울. 처음으로 비행기를 날리다. 2008년 여름. 처음으로 외부 대회에서 수상하다. 2009년 겨울. 양산형 모델을 제작하다. 2009년 여름. 전국 인원 대상으로 강연하다. 2009년 가을. 멤버십 기술평가 S 클래스가 되다.
멤버십에서의 이 모든 과정에 근범이가 함께 했다.
만일 功을 나누게 된다면, 내가 가질 것은 곧게 뻗은 잣나무의 열매 한 알 정도. 그 외의 모든 것은 근범이가 키워서 맺은 것과 같다.
그리고 나의 열매를 맺는데 온 신경을 쓸 수 있게 해준 자가 누구냐 묻는다면, 나의 열매의 맛이 어디서 온 것이냐 한다면, 주저없이 종혁이라고 할 것이다.
절름발이가 될 수도 있었던 나를 옆에서 지탱해 준, 온전히 3년간의 시간을 함께 했던 자가 누구냐 묻는다면, 주저없이 종혁이라고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