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그 부츠
一喜一悲 | 2009. 11. 4. 01:42

  난 옷에는 그닥 관심이 없다.

  쇼핑몰을 돌아다니면서 구경하고 입어보는 것은 좋아하지만, 돈을 주고 사고 싶다, 내 것으로 하고 싶다, 라는 것과는 다르다. 그래서 내 옷은 대부분 동생이나 누나가 골라주거나 동생이 입던 옷이다. 고등학교때까지야 교복 시절이고, 가장 중요한 사실은 그 땐 내가 동생보다 키가 컸으니까 내 동생이 교복을 물려입었는데, 요 녀석 키가 부쩍 커버리더니 대학교 때부터는 역전되었다. 게다가 내 동생은 옷에 대해서는 좀 민감하기에 봐서 동생이 안 입는다 싶으면 내가 입는다.

  매형도 옷 입는 취향이 남달라서 정장틱한 옷을 즐겨 입으시는데, 내가 입는 옷을 보면 일단 SCREAM!!!을 외쳐주신다. 하지만 어쩌랴, '옷이란, 가릴데 가리고, 여름에 시원하고, 겨울에 따뜻하면 된다.'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나에게는 쇠귀에 경읽기다. 예전에 학원강사 시절에는 누나가 강제적으로 코디를 해줘서 입고 다녔는데, 사실 지금 가지고 있는 옷 중에 괜찮다 싶은 옷은 다 그 때 옷들이다.

  그런데 그런 나도 신발만큼은 좀 까다롭다.
  한 번 맘에 든 신발은 가죽에 구멍이 뚫릴 때까지 신고, 옷 골라야 할 때와는 다르게 이삼만원짜리 신발은 쳐다보지도 않는다. 사람은 땅을 딛고 살아가기 때문에 그 땅과 마주하는 신발만큼은 무조건 최고여야 한다...뭐 약간의 과장이 포함되긴 했지만, 암튼 그런 나름의 기준이 있다. 때문에 맘에 드는 신발이 있으면 머릿속에 한 구석 차지하는데...맘에 들긴 하지만 도저히 살 수 없는 신발이 있다.

  바로 어그부츠.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내가 보는 어그의 기준이 몇가지 있다. 산타할아버지 신발처럼 목이 좀 길어야 한다. 종아리 반 조금 더 올라오는 정도면 굿. 그리고 정말로 동물 가죽을 뒤집은 것처럼 털이 북실북실해야 한다. 현대인으로서 돌바닥 위를 걸어야 하는 숙명을 지니고 있으므로 밑창이 있는 것까진 감수하겠지만, 발바닥 쪽에도 털이 북실북실해야 한다.ㅋㅋㅋㅋ 뒤꿈치에 날개 모형만 달아주면 날아갈 것 같은 그런 어그부츠. 이누이트의 이글루에서도 발가락이 따뜻할 것만 같은 그런 어그부츠...

  문제는 170이 조금 넘는 내 키에 그런 어그를 신으면 리얼호빗이 되어버린단 점.-_-;; 게다가 사실 나는 그닥 크게 신경쓰진 않는데 '어그는 대부분 여자나 아이들, 혹은 간지가 흘러넘쳐 주변을 물들이는 자의 신발'이라는 인식에서 아주 자유롭다고는 할 수 없기 때문에 wishlist에만 들어있고 장바구니로는 못 들어가는 아이템이다.

  그래도, 꼭 갖고 싶은 신발 중의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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