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때였나…… 고등학교 때였나, 기억이 잘 안 나네. 아무튼, 청명학원 영어 선생님, 당시 원장 선생님이기도 하셨고, 학원이 확장하게 되면서 이사장 선생님으로 불렀던 그 분이 해주신 말씀이 있다.
"너희가 어느 순간, 부모님이라고 생각해왔던 아버지와 어머니가 남자와 여자로 보일 때가 있을 거다…"
그 땐 무슨 말씀인지 몰랐지만 배우는 모든 것을 흡수하는 충실한 수험생의 자세로 끄덕끄덕 했는데, 정말로 아버지와 어머니가 남자와 여자로 보인 순간이 있었고, 그렇게 지금도 시간이 흘러가고 있다.
한 사람의 남자로서 아버지께서는, 한 사람의 여자로서 어머니께서는 어떻게 인생을 살고자 하셨을까. 지금 내 나이였을 때 아버지와 어머니께서는 어떤 삶을 살고 계셨을까. 그런 생각을 했던 적이 있었다. 시대가 다르고, 사람이 다르고, 있는 곳이 달랐던 그 때의 부모님을 생각해보고, 나의 모습을 겹쳐본 적이 있었기에, 이제는 감히 아버지와 어머니를 조금은 이해하면서 살고 있다고 끄적거려보기라도 할 수 있게 되었다. '치사랑이 내리사랑 못 따라간다' 라는 말과,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 라는 말이, 이제는 무슨 뜻인지 조금은 알게 된 것 같다.
그래서일까.
나 또한 나도 모르게 아버지의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음을 느끼고 있고, 앞으로도 아버지의 모습을 닮아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