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 미니홈피에서 퍼온 글
一喜一悲 | 2007. 10. 18. 02:22
내가 지금 알고 있는 것들을...
20년전,
그 학부생 시절에 알았더라면....
<연세대 의대 전우택 정신과 교수님의 글을 편집>

더 치열하게 시간을 보내었으리라

학생회 활동을 더 열심히 하였으리라
동아리 활동도 더 열심히 하였으리라
더 많은 선후배들과 인생을 논하였으리라 가을축제 항공제에도 더 여러 번 참석하였으리라

아무리 동아리 활동 등 다른 활동들을 많이 하여도
다른 불필요한 일들을 잘 조절한다면
시험공부를 할 시간은
여전히 충분하다는 것을 알고 행동하였으리라

자신들에게 다가오는 학생들에게
마음을 활짝 열어 놓고 기다리시던,
그러나 지금은 은퇴하신 교수님들과
더 인간적이고 의미 있는 만남을 많이 가졌으리라
그래서 그 분들의 지혜와 지식에서 더 많은 보물을 찾아냈으리라

외국에 여행 갈 기회가 있다면 결코 놓치지 아니하였으리라

어차피 공부가 되지 않는 시간에
어리석게 책 앞에 앉아 시간을 죽이지는 않았으리라

더 철저히 매일 일기를 썼으리라

마음이 늘 학교 성적에 얽매여는 있으나
성적에서 자유로운 마음을 가져야 하는 순간
과감하고 한량없이 자유로워졌으리라

내가 읽을 대부분의 책은
그 본과 시절에 읽은 것임을 알고 더 열심히 읽었으리라

결국 나중에 결혼에 이르지는 못하였다 할지라도
나의 삶을 찬란하고 풍성히 만들어 주었던
그 이성의 친구들에게 좀 더 따뜻한 배려를 하여 주었으리라

시험을 잘 치르지 못 했다고 세상이 무너지는 것도,
나의 자존심이 없어지는 것도 아님을 알고 좀더 당당하였으리라

공대라는 이 조그만 세계 속에서
내가 배우고 경험한 그것들이
실은 내가 앞으로 이 넓은 세상 속에 살면서 필요로 되는
대부분의 도구라는 것을 알고 좀 더 열심히 이 기간을 보내었으리라

공대 실험을 하면서 만난 나의 도움을 필요로 했던
그 친구들과 후배들에게, 내가 학생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리 소극적이지만은 아니하였으리라

공대에 다녀 바쁘다는 이유로
초등학교 때부터의 동창 친구들과 만나는 것에
그리 인색하지는 않았으리라

공대 기간 중 가장 관심을 가지고 많은 시간을 보낸 그 일들이
결국 공대 졸업 후 자신이 가장 잘하게 되는
진로 결정의 중요한 조건이 된다는
그런 단순한 원리를 좀 더 일찍 깊이 생각하였으리라
그래서 가급적 나의 길을 미리 생각하고 더 적극적으로
미래에 대한 준비를 하였으리라

종교 경전을 더 철저히 읽고 깊이 공부하였으리라
그것이 결국 나의 삶을 규정 지을 것이라는 것을 인식하면서...
더 많은 시간을 기도하는 훈련에 보냈으리라
더 많은 사람들과 신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살았으리라
그것이 결국 그들의 삶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것을 예상하면서...

자식을 자랑스러워 하는 아버지와
더 많은 이야기를 하며 지내었으리라
바쁜 공대생 자식의 따뜻한 말 한마디를 그리워하는 어머니에게
그런 말을 조금은 더 하였으리라
공대생으로서의 나의 어려움과 고생을 이해하지 못하는
가족들에게 그리 많이 실망하지는 않았으리라

시험 공부가 아닌, 내가 정말 관심 있는 기술 영역에 대한
더 깊은 공부에 며칠 밤쯤을 더 지새웠으리라

결국 공대 시험 공부는
가장 중요한 것부터 순서대로 해 나가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것을 좀 더 일찍 깨달았으리라

족보를 쫒아다니던 그 초라하고 불안한 눈을 덜 두리번거렸으리라
나의 친구들에게 어쩌다 구한 족보를
더 많이 일찍 가르쳐 주었으리라

일단 치고난 시험의 결과는 다 잊어버려도
전체적인 공대 생활에는 큰 지장이 없음을 좀 더 일찍 깨달았으리라
학교 성적이 나를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속에 있는 꿈과 그것을 향해 꾸준히 걸을 수 있는
나의 성실함이 나를 규정한다는 것을 알고 좀 더 침착했으리라

결국 인간관계란 술 잘 마시는 것에 달린 것이 아니라
한 인간의 진실성에 달려 있다는 것을 좀 더 일찍 깨달았으리라

성탄절 다음 날 시험이 있더라도
성탄절에는 좀 더 의미 있고 풍요롭게
남에게 베푸는 시간을 2시간만은 마련하였으리라

나의 공대 생활에는 공학인증과정이 없었지만,
나 스스로라도 그런 시간을 만들어 즐겼으리라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라도 나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후배에게 좀 더 시간을 내어주었으리라
사이가 나빠진 룸메이트에게 먼저 말을 걸었으리라

결국 4년의 공과대학 시계는 그렇게 흘러가는 것임을 알았으리라
그리고 그 시간이 우리의 예상이나 기대만큼
결코 그리 길지 않음을 예측하였으리라

많은 긴장과 스트레스에 가득 찬 이 공대의 기간이
실은 내 삶에 있어 가장 찬란한 기간이며,
이 기간동안 나는 어떠한 모습으로든지 완성된다는 것을

내가 20년 전 알았더라면...
그리고 20년 후 내가 이런 글으 쓰게 될 줄을 알았더라면...
나는 좀 더 다른 공대 4년간을 보내었으리라

20년 전에 이것들을 알았더라면...
하지만
이제 나는 안다
다시 20년 뒤에 나는 오늘을 기억하면서
다시 그 후 지나간 20년에 대한 이야기도
이와 같이 하게 될 것이라는 것을...
그것을 준비하는 것이 지금의 삶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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