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하루
시인처럼 | 2008. 4. 2. 00:43
몇 천 원에
하루의 노동을
힘겹게 팔고 돌아오는 길.

어린 자식놈
하루 종일 배고팠을 텐데
주머니의 동전 몇 푼으로 과자 몇 개 사고

얻어온 돼지고기는 다져서
애아빠 전이나 부쳐 주어야지.
그 암팡진 주인 아주머니
남은 갈비도 싸주면 어때서

명절이면 갈비가
짝으로 들어오는 집에서
지하 단칸방으로의 하루.

고사리손으로 딸애가 치운 방이
말끔하다, 진공 청소기가 없어도

밀린 빨래에 한숨이 절로 나오지만
그래도 저녁 먹으면 힘이 나겠지.
자고 일어나면 이 결리는 허리도 좀 낫겠지.

내일일랑은 비나 오지 마라.
곰팡내랑 신경통보다
딸아이 내일 첫소풍을 간단다.

---
군대에 있을 때, 내무실에 비치된 작은 시집에서 보았던 시.
대학교 문예동아리들의 글들을 모아놓은 시집이었는데,

뭐랄까, 참, 음, 암튼 수첩에 옮겨적었던 시이다.

다른 부분 다 제끼고, 마지막 연, 그 부분 때문이었다.

참으로, 아버지, 어머니,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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