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산 훈련소에서 써내려간, 보내지 못한 21살의 연가.
시인처럼 | 2006. 4. 4. 01:14

하핫, 마음속으로 한창 힘들어 할 때 입대해서 몸까지 힘드니까 이런 글이 술술 써졌었는데...

상사병엔 시간이 약이라는 말이 맞다는게 이제는 그 당시 나의 파랑새였던, 지금은 친한 친구녀석의 연인인 그녀를 만나도 친구 이상의 별다른 느낌이 없단 말이지...참...알 수 없는게 사람 일이라더니...

암튼 정리하다가 나온, 글을 쓰고도 보내지 못해 2년 넘게 잠이 들었던, 다시 읽으니 조금은 가슴뛰는, 그런 이야기를 여기 옮겨본다.

...뭐, 원고가 너무 삭아서 저절로 찢어지고 있어서도 그렇지만...도대체 얼마나 품속에 간직하고 다녔던 건지...내가 생각해도 민망하군...ㅋㅋㅋ

(사생활 침해를 방지하기 위해...원문에서 이름이 나온 부분만 ♡♡로 처리...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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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싶어도 볼 수 없을 때의 아픔이 너무나도 가슴 깊숙이 느껴집니다.


차라리 보고 싶어도 망설이던 때처럼 기회나마 있던 때가 행복한 시절이었습니다.

볼 수 있는 기회조차 없다 생가하니 왜 지난 날 더 많이 보지 않았을까, 왜 지난 날 더 많이 연락하지 않았을까, 왜 지난 날 더 많이 같은 시간을 보내지 않았을까 후회스럽기만 합니다.


때문에 저는 지금 흘러내리는 땀을 닦아낼 수 없습니다.

바람이 흐르는 땀방울을 훈련소 밖으로 같이 데려갈 때 따라가고파서 요동치는 마음을 잠재우는 것만도 너무나 힘이 들어서입니다.

이리저리 사납게 날뛰는 그 마음을 진정시키고 나면 저의 마음은 만신창이가 되고, 바람 끝을 바라보는 저의 눈으로 말라가는 땀을 흘려냅니다.


즐거웠던 기억을 떠올리면 힘든 훈련도 힘들지 아니하고 힘들어 했던 모습이 떠오르면 쓰린 가슴으로 잠조차 이루지 못합니다. 지금 제가 받는 훈련보다 백배 천배 힘들었을 그 모습들, 그 마음들을 헤아리면 지금 저의 힘든 몸은 힘든 것이 될 수 없습니다.

다만 도와주지 못 했던 것이 후회라는 이름으로 저를 슬프게 하고 상처를 줍니다. 지금은 미소를 가져오면서 그 상처를 치유해주는 즐거웠던 기억들과 보고픈 마음으로 지탱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제 마음속에서 자리잡을 때 제 몸은 깃털이 되고 제 손과 발은 번개가 되어 저의 미소가 한없이 평온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눈에서 멀어진다면 마음도 멀어질 수 있을까 생각했건만 마음까지 멀어져야 한다고 독한 마음으로 보지 않을 때나 가능한 일인듯 싶습니다.

오히려 보이지 않을수록 소중한 기억으로 그리움만 더해갑니다. 눈을 감아도 넘치는 그리움은 저의 뺨을, 귀를 타고 흘러내려 베겟잇을 적십니다.


하늘의 별빛은 반짝이면서 제 눈을 채우지만 저는 그런 별빛이 야속하기만 합니다. 제 눈을 채운 별빛만큼이라도 저의 그리움을 대신 가져가 뿌려주지 않아서 입니다.

사진을 안 가져온 것이 후회스러울 때도 있지만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진으로나마 보고 싶지만 차라리 보지 않는 것이 제 가슴에 상처내지 않는 방법이라 생각하려 합니다.

군화발에 먼지가 날리고, 전투모 위에 바람이 스칠 때, 제 보고픈 마음을 담아 보내는 것이 낫겠지요. 길가의 먼지가 신발에 묻고, 바람이 불어와 그 먼지를 데려갈 때, 제 마음이 잠시 곁에 머물다 갔다고 생각하신다면 그것으로 충분히 행복할 테니까요.


변하기 쉬운 것이 사람의 마음이라지만 저는 아직 그런 변화의 느낌을 모르겠습니다. 아니, 알 수가 없습니다. 제 그리움이 군화로 다져지고 손발의 굳은 살처럼 단단해져만 가니까요.

같이 있었어도 다가서지 못했던 제가 후회스럽고 저에게 그 이상의 마음을 열어주지 못 했던 그대가 야속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전 바람처럼 그대 곁을 스치는 것만으로도 행복했습니다. 저는 언제까지나 그대 곁의 시원한 바람입니다. 그대가 바람부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실 때까지 언제까지나 그렇습니다. 제가 그대의 얼굴을 바라볼 수 있다면, 그만큼 행복한 일이 또 어디 있을까요.


또 이렇게 가슴속에 상처가 남는구나.


♡♡야, 나는 너를 이렇게 보고 싶어하고, 그리워하고, 미치도록 사랑하고 있는데...알고 있는거니? 느끼지도 못 하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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