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란이 피기까지는
시인처럼 | 2008. 10. 22. 21:48

모란이 피기까지는
                      김영랑(金永郞)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즉 나의 봄을 기둘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서름에 잠길 테요.

오월 어느 날, 그 하로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최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 예순 날 하양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즉 기둘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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