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르바 구속은 정부의 자기무능을 시인한 것인가.
一喜一悲 | 2009. 1. 12. 11:32
미네르바(이하 박모씨)가 구속되었다. 이름도 아니고 인터넷에서의 아이디만으로 알려져 있는 그가 구속되었다고 한다. 두 가지의 큰 문제가 있는데, 하나는 인터넷에서 자신의 의견과 추측을 이야기한 개인에 대해 구속영장이 나왔다는 것이고, 두번째는 구속영장이 나왔다는 제도적 장치가 아닌, 구속이 가능했다는 기술적 장치가 사용되었다는 것이다. 첫 번째 문제인 표현의 자유를 구속으로 다스린 것에 대해서는 여러 사람이 각자의 의견을 말하고 있는데, 일단 나는 부정적인 시각으로 본다. 인터넷이 발달하고, 촛불집회로 뚜렷하게 드러난 현상은 바로 인터넷으로 인해서 대한민국에서의 개인의 표현의 자유가 좀 더 증대되었다는 것이다. 불과 몇년 전만 하더래도 개인이 소위 '대중'이라는 집단에게 무언가를 알리기 위해서는 신문 마지막 면에 두세단락으로 밖에 나오지 않는 독자투고란을 이용하거나 라디오 프로그램에 편지를 띄우는 정도였다. 그나마 이것도 자신의 글을 채택하는 집단이 있어 이들을 통과해야만 가능했다. 그러나 지금은 지각있는 사람이라면 중고등학생까지도 포함하여 누구나 자신의 의견을 효과적으로 표출하고 공유할 수 있게 되었다. 실로 놀라운 발전이며, 우민정치를 방지하는 효과적인 수단임이 틀림없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자신의 의견을 표현한 것이 개인이라고 해서, 집단이 그것을 무시하고, 그에 대한 린치를 가하는 것이 옳은 행동인가? 마치 일본에서 넘어온 이지메라는 개념과 비슷하지 않은가. 박모씨는 분명 개인이었다. 드러난 사실만 가지고 이야기하자. 박모씨는 개인이라 하였고, 게다가 백수이다. 소속된 뚜렷한 집단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어느 집단을 대변하거나 혹은 이익을 위해서 일한 것이 아니다. 그런데 정부는 자신들의 경제정책에 반하는 예측을 내걸고, 그것을 이유로 그런데 어느 때인가 물그릇에 먹물을 떨어뜨리듯 아이디 실명인증이 시작되었다. 분명 개인의 의견 표현이 자유롭지 못했던 시절에서 현재로 넘어오고 있는 과정이기 때문에 자신의 이름을 걸고 글을 쓴다는 것이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표현의 자유가 생기는 만큼 그에 대한 책임도 필요하기 때문에 아주 나쁜 조처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물론 난 반대하지만...) 그런데 그것이 이렇게 악용이 될 줄은 몰랐다. 박모씨는 개인이었다. 아직 드러나지 않은 배후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표면적으로 볼 때 그는 분명 개인이었고, 지금 자신도 개인으로 활동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어느 직장에 소속되어 있다면 믿기 힘들겠지만, 뚜렷한 직업이 없다는 것은 그가 어디 소속되어서 그런 글을 썼을 거라고 생각할 수 없게 한다. 나는 아이디 실명인증 제도가 맘에 안 들어 버티고 버티다 도저히 안 하고는 한국의 인터넷 사용이 힘들어서 인증을 한 케이스이다. 그런데 미네르바가 구속되었다는 것은 그래, 결국 이런 시나리오로 가는구나, 하는 느낌밖에 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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