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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11   아버지...아버지... 1
2005.06.03   술 한잔, 그리고 장남 이야기 with 아버지


아버지...아버지...
一喜一悲 | 2006. 5. 11. 01:04

예, 저 맏아들입니다.


오늘도 아버지랑 이야기 많~이 하면서 참 가슴이 답답합니다.


큰아들은 이번 1년 휴학을 했지요. 아버지 하시는 일이 잘 풀리기를 바라면서, 도움이 되고자, 또 저 자신도 그 열매의 맛을 좀 보고자 휴학을 했습니다. 지금은요, 예, 지금은 사실 많이 어긋나 있습니다. 제가 아버지 입장이었어도 자식에게 참 많이 미안했을 겁니다. 하지만 아들의 좌우명이 어떤것이었습니까. '돌이킬 수 없는 일은 후회하지 말자.'입니다. 제가 휴학을 했고, 이제와서 시간을 되돌려 복학 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그래서 아버지께서 생각하시는 것처럼 그렇게 부담도 가지지 않습니다. 어차피 전 1년 '휴학'을 했구요. 이제 1년 더 쉬기는 참 그렇습니다. 마지막이지요.


자, 이 시간에 저의 다른 친구들은 공부를 하겠지요. 그 동안 저는 '노는'거구요. 사실 이 아들도 지금 이 시간이 아까워 미치겠습니다. 그래서 뭐가 되든 영어고, 컴퓨터고, 지금 이시간에 열심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원망하지 않는다니까요? 절대 미안해 하실 필요 없어요. 내색은 안 하시지만 느껴지는 걸 어쩝니까. 미안해 하는 것이 아니라고 너무 그렇게 강조하실 필요는 없어요. 하지만 이 시간에 자식이 지금 아니면 다녀오지 못할 여행을 떠나는 것이 그렇게도 못마땅하십니까?


어차피 1년 쉽니다. 맘편히 좀 다녀오고 싶어요. 하지만 오늘 아버지께서 말씀하신건, 지금 여행을 다녀와서 나중에 조금이라도 내 기대에 못 미쳐봐라, 지금의 너의 계획과 행동에 대해서 질타를 할 것이다. 분명히 아비는 너에게 공부를 할 수 있는 방향으로 여행을 가라고 했지 놀러 가라는 것이 아니었다...라고 말씀하시겠다는거 아닙니까. 결국에는 이 아들이 올해 1년을, 그리고 당신께서도 분명히 아시겠지만 앞으로도 그럴 시간이 없으니까, 결국에는 네 인생에서, 이 아비의 뜻을 거슬러 생활할 생각을 말아라. 만일 그리하면 나는 언젠가 내가 정한 한도내에서 움직이지 않은 것에 대해서 너를 질타할 것이니까...라는 것 아닙니까.


동생에게 그런 말을 했었습니다. 그러더군요, 아빠는 언제나 아빠의 기준으로만 생각해서 우리를 끌어가려 한다고. 결국 우리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그러려면 아빠가 먼저 우리를 내칠 것이라고. 저는 그랬습니다. 아니다. 아빠가 그러지 않았느냐. 자유에는 책임이 따르는 거라고. 네가 원하는 바를 이루려면 너의 자유와 아버지가 요구하는 책임을 두고 협상을 해야 한다. 협상이라는게 무엇이더냐. 둘다 100% 원하는 걸 보는 것이 눈꼴 시리니까 서로 30%씩 깎아서 70%만 이루더라도, 혼자 70%만 이루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도 70%만 이루는 걸 합의 보는 걸로 만족하는 것이 아니더냐. 양쪽의 이해관계를 어떻게 100% 다 맞추겠는냐. 서로 양보할 건 양보해서 어느 정도는 인정해주는 것이 협상 아니냐. 그리고 네가 원하는 자유와 아빠가 요구하는 책임은 다 맞추기 힘드니까 협상을 통해서 조절을 해야되는 것이 아니냐...


하지만 전 오늘 참 힘겹다고 느낍니다. 당신께서는 '협상'이라는 말을 정말 싫어하시지요. 어찌 부모자식간에 협상을 하려는, 그런 건방진 생각을 하느냐고.


아버지.


자식은 부모하기 나름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찌보면 아버지께서는 제게 살아가는데 정말 도움이 될 만한 것을 몸소 알려주시는 것입니다. 그래서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나도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너무 힘들군요. 당신께서 바라는 아들이 되고자 하는 저와, 제가 하고싶은 것을 하려는 저와 스스로 협상하는 일은, 정말이지 미칠것만 같습니다. 이기적인 건가요. 전 지금 제가 하고 싶은대로 살아본 적이 있는지조차 의심스러울 정도로 답답합니다.


갑자기 예전에 들은 말이 생각이 나는군요. 일전에 어머니하고 이모하고 사촌동생하고 밥 먹으러 갈 때였습니다. '오빠는 참 소박한 데에서 기뻐한다.' 지금은 무엇에 기뻐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지만 그 말은 기억이 나는군요. 제 가슴속을 후벼팠던 이야기니까요. 왜 나는 이런데서 기뻐해야 하나. 오죽 다른 곳에서 기뻐할 만한 것을 찾지 못했으면 스스로 이런 돌파구를 만들어 기뻐해야 하는 내 모습을 다른 사람까지 발견한다는 건가. 이러지 않으면 미치기라도 한다는 말인가...


아버지께서 이 글을 보지는 못 하시겠지요. 그만큼 인터넷을 돌아다니지 않으시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시게 된다하더라도 그 때는 이미 이 일에 대해서 충분히 지난 후일겁니다.


이번에는 저 하고 싶은대로 하겠습니다. 물론 말씀도 드리겠지요. 만일 제 뜻을 반대하신다면, 어쩔 수 없지요. 아버지께서 내 놓으시는 방법 또한 반대하겠습니다. 이번만큼은, 제발 이번만큼은 당신의 생각대로 아들을 이끌으려 하지 말아주세요. 저도 제 인생에 있어서 후회하지 않을 만큼 제 뜻대로 살아보는 적이 있어야되지 않겠습니까? 그 때가 지금 아니면 언제 있겠습니까? 절 막으신다면, 그것이 제 명이려니, 하겠습니다. 그냥 제가 원하는 대로 살 수 없는 것이 제게 주어진 운명의 시나리오라고 생각하겠습니다. 모두 포기하지요. 언제는 아버지 뜻을 거스른 적이 있었습니까.


왜 그리 생각하냐고 하실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건 아버지께서 더 잘 아시지 않으십니까?




저 큰아들은 이미 '장남'이라는 역할이 너무나도 몸에 배어 당신의 뜻에 거스르지 않는, 그런 '올바른' 아들로 자라났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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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한잔, 그리고 장남 이야기 with 아버지
一喜一悲 | 2005. 6. 3. 03:27

거실 스피커 때문에 낮부터 이리저리 부품사러 돌아다녔다. 땜질 좀 하다 보니 아버지 오셨고, 아들된 도리로 당신께서 아들과 같이 이것 저것 하는 재미를 귀찮다고 할 수도 없어 그대로 보고 따라서 마쳤다. (솔직히 아버지께서 먼저 보여주시면 얻는게 꼭 있다. 그것이 좀 지겹기는 해도.)

아버지께서 잠이 안 오셨는지 고스톱이나 치자고 하시길래 어머니하고 셋이서 몇판 돌았나부다. 중간에 술이나 한 잔 할까...하시는데 뭐, 나도 오늘따라 술이 당기더라. 밖에 나가서 마시는 것이 더 좋았지만 안에서 드시자는데야 무슨 할 말이 있을까. 조용히 주안상을 보고 어머니는 언제나처럼 아버지 옆에 가만히 앉아계시고.


처음이야 좋지. 나 같아도 내 아들내미하고 술 마신대면 얼마나 행복할까. 하지만 나는 그리 안 할지도. 왜냐고? 내가 해보니까 그거, 할 만한게 아니더군. 아버지 생각을 교감할 수 있다는 것은 환영할 만한 것이지만 자식 입장이어서, 더욱이 장남이기 때문에 내 생각을 이야기 할 수가 없더군. 언제나처럼 내 생각을 이야기해보려 하지만 그것은 언제나 당신이 생각하기에 이미 결정을 보신 사항이라 내가 치고 들어갔다간 옆에 계신 어머니만 힘들어지시지. 아니, 이제는 내가 힘들어 질래나? 군대도 다녀왔겠다, 더 이상 내 편을 들어주실 이유가 없거든.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지만 그래도 지아비를 따라가는게 아내의 도리라고 생각하시는 분이니까 나를 타이르거나 혼내시거나 둘 중이 하나실거야.


나중에는 내가 하소연하는 식으로 (언제나 똑같았어.) 내가 장남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그 입장을 돌려말씀드렸지. 그런데 항상 당하면서도 까먹었지 뭐야. 나에게 돌아오는 답변은 그런 부담주기 싫다고 하시는, 하지만 더 큰 부담을 지워주는 그런 이야기들. 내가 오죽 답답했으면 "제가 아들하고 이야기를 한다면 '너는 장남이다. 그건 니가 풀을래야 풀을수 없는 사슬과 같은 것이니까 그것을 벗어나는 생각과 행동을 하려 하지 말고 그 안에서 풀어나가야 한다.' 라고 말할 것 같아요." 라고 말씀을 드렸을까.


아...술이 들어가서 그런가. 군대를 다녀와서 그런가. 내가 생각하는 것은 그냥 그런 것인가. 그냥 오늘은 이런 불효스런 생각이 드네. 하지만 이런 와중에도 내가 효도하는 것은 있지. 적어도 장남이기에 당신의 생각에 반발하고 뛰쳐나가지는 않지 않습니까. 하긴, 아버지, 아직은 그것이 제게 피해가 더 많기 때문이어서 그런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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