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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5.22   영화 남극일기


영화 남극일기
一喜一悲 | 2005. 5. 22.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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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박을 나와서 남극일기를 봤다.

공장을 개조해서 만든 듯한 최고급(?)영화관에서 스크린 밑의 무대에 약간의 화면이 반사되어 느껴지는 실감나는(?)입체효과를 느끼면서 볼 수 있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같이 영화를 본 나를 포함한 4명 중 좋게 평한 사람은 나 밖에 없었다는 것.

심지어 어떤 학생은 나오면서 핸드폰으로 친구에게 이런 얘기를 하더라.

"야, 내가 남극일기 방금 봤는데, 절대 보지마. 정말 영화 쉣이야."


영화의 대부분은 아니지만 중간 중간에 배경으로 나오는 남극의 모습은 솔직히 그냥 눈내린 벌판이었다. 색이라고는 흰색의 눈과 그림자뿐, 차라리 겨울의 툰드라벌판이 더 낳았다.

하지만 남극이 그런 곳이라 볼 수 있고 찍어서 보여줄 만한 것이 그것뿐이니, 남극일기라는 제목을 보고 자리에 앉았다면 그런대로 감상해줄 수 있는 장면이었다.


하지만 영화의 백미는 역시 송강호의 엄청난 연기력.

탐험대의 대장으로, 남들이 안 하는 것이며 못 하는 것을 함으로써 삶을 느끼는 인간으로, 그런 자신의 삶을 위해(혹은 비정상적인 부정(父情)일지 모르는) 혼자있기 외로워하는 아들에게 꾸중하는 아버지로 열연하는 그의 모습에서 나는 권력을 추구하는 인간의 모습을 보았다.


그리고 그 옆에서 다른 사람의 비판과 지적을 묵묵히 바라보고는 혼자서 불안해 하면서도 대장만을 쫓아가는 유지태에서 한 두사람의 의견을 따라가면서 뚜렷한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지 못하는(어쩌면 자신의 의견이 어떤건지 몰라서 침묵하는) 대중의 모습을 보았다.


한 조직의 리더로서 그들을 이끌어야 하는 책임감 때문에 스스로 미쳐버림으로서 자신을 따라오는 사람들에게 불안함을 심어주면서도 그 광기에서 나오는 엄청난 카리스마와 추진력으로 팀을 이끄는 송강호의 모습은...어딘가 모르게 매력적이었다.


예전에 조수연병장하고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그는 2인자가 되겠다고 했다. 앞에서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1인자보다는 못 하지만 많은 권력과 부를 누리면서 편하게 살겠다고. 내 대답은 정반대였다. 나는 1인자가 되겠다고. 나에게 말한 지적처럼 높은 자리에 올라갈수록 떨어지는 깊이는 더욱 더 깊고 비참해진다 하더라도 내 인생에 있어 1인자의 권력과 그 지위를 가질 수 있다면 성공한 인생이 아니겠냐고.


영화의 마지막에 유지태가 먼저 도달불능점에 도착하고 송강호가 뒤이어 도착한다. 그리고 나서 송강호는 도달불능점 표식을 뽑아버린다. 유지태는 말한다. 당신이 그것을 없앤것이 무슨 소용이 있냐고. 송강호는 대답했다. 아니, 형식은 대답이지만 내용은 투정이었다. 왜 내가 계속 가자고 했을 때 말리지 않았냐고. 왜 아무말도 하지 않고 따라왔느냐고.(뭐, 정확히는 안 들렸다. 공장을 개조한 최고급(?)영화관이었기에.)


누구도 도달하지 못한 도달불능점. 그곳으로 가려면 미쳐버려야만 가능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곳으로 가는 사람의 마음에는 역시 자신이 추구하는 것이라고 해도 미쳐가는것이 두려운 일이기 때문에 누군가가 자신을 말려줘본다면 하는 마음이 있다고 영화는 말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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