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처럼
묵은지
이우성
2009. 5. 3. 04:57
묵은지는,
이것 저것 재료를 고르고,
때로는 조근조근거리면서, 때로는 투덕투덕거리면서 작은 손질부터 큰 손질도 하고,
한나절만에 하얀 배추가 빨간 양념옷을 입게 하고,
봄 여름 가을 겨울이 가도록 깊은 잠을 자게 한 후에야,
속심까지 벌겋게 완연한 묵은지가 된다.
한나절만에 묵은지가 되지 않는다.
깊은 사람이 되려하는 자여, 명심하라.
난을 심는 것은 한나절이지만,
그윽한 향은 한나절만에 나지 않는다.
이것 저것 재료를 고르고,
때로는 조근조근거리면서, 때로는 투덕투덕거리면서 작은 손질부터 큰 손질도 하고,
한나절만에 하얀 배추가 빨간 양념옷을 입게 하고,
봄 여름 가을 겨울이 가도록 깊은 잠을 자게 한 후에야,
속심까지 벌겋게 완연한 묵은지가 된다.
한나절만에 묵은지가 되지 않는다.
깊은 사람이 되려하는 자여, 명심하라.
난을 심는 것은 한나절이지만,
그윽한 향은 한나절만에 나지 않는다.